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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독일의 세제 종류와 세탁기 사용방법

TIPPS/ÜBERLEBEN

by Jianist 2017. 3. 2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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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해야겠어요.


독일생활, 독일에서 빨래하기








1/ 독일에 온 지 벌써 6개월이 되어갑니다. 그동안은 쯔비셴과 하숙집에서 지냈는데 이번 달에 이사를 왔고 이제는 제가 직접 찾아 계약한 집에서 살고 있어요. 그나마 있던 누군가의 손길에서 벗어나니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 할 게 정말 많네요. 일단 이불부터 사야 했구요.


2/ 이케아에서 마음에 드는 커버를 구입했고 아마존에서 고심 끝에 주문한 이불솜이 도착했습니다. 이불솜은 빌링어드레스 문제로 일주일간 결제가 안돼 저를 애타게 했는데 우여곡절이 있었던 터라 배송이 온 날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친구들한테 이불 사진을 보내가며 자랑했어요.(나 좀 봐죠) 그동안 저는 당장 덮을 이불이 없어서 3주 정도 룸메이트가 빌려준 이불을 사용했는데요. 정말 고마운 이불이지만 다소 오래된, 별로 따뜻하지 못했고 꿉꿉한 이불이었기에 잘 버텨온 나에게 나를 포근하게 해주는 좋은 향기의 새 이불을 보상해주고 싶었습니다. 낯선 냄새의 빳빳한 새 이불은 거절한다.


3/ 외국에서는 빨래 하나 하기도 쉽지가 않네요. 이전엔 세탁기가 없어 따로 세탁방에 갔었는데 세탁기가 있어도 문제입니다. 일단 무슨 세제가 필요한지도 모르겠고 세탁기에 적혀진 건 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있어야죠.











1.

세탁에 앞서 필요한 것










1/ Vollwaschmittel, 세제  독일어로 s, Vollwaschmittel이고 검색해본 바로는 Persil, Henkel, Ariel 등의 제품이 유명합니다.

특히 Persil은 독일인이든 한국인이든 많이 쓰는 제품입니다.


제가 구입한 건 Lenor에서 나온 신제품인데요. 새로 나와서 리뷰나 추천 글을 보지 못한 제품이지만 회사 자체는 섬유유연제로 유명합니다. 섬유유연제로 유명한 회사여서인지 향이 3주나 간다고 적혀있고 다른 제품들에 비해 세제 자체의 냄새가 독하지 않았습니다. 빨래를 하고 나면 괜찮지만 왠지 덜 화학적일 것 같은 그냥 저의 느낌.


그리고 '액체/가루세제'인지 'Color/White전용세제'인지도 결정해야 하는데 가루세제는 물에 녹지 않은 덩어리가 남을 수도 있어서 액체세제가 대세였고, 색깔 옷과 하얀 옷 전용은 친구가 Color로만 빨래하는데 상관없다고 해서 그냥 저도 따라서 샀습니다. 하얀 옷 전용으로 색 있는 옷을 빨면 색이 빠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컬러 전용 세제로 하얀 옷을 빤다고 물이 드는 건 아니니까 괜찮겠죠?


2/ 그리고 Weichspüler 섬유유연제 섬유유연제는 독일어로 Weichspüler이고 'weich' 부드럽게 'spülen(to rinse)'해주는 '-er' 녀석이라는 뜻이에요. 독일어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텐데, 독일 단어는 대부분 레고 조각처럼 조립이 됩니다. 한국어는 '섬유유연제'만 봐도 한자어의 조합이 많아서 단어의 난이도가 높은데 독일어는 참 직관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섬유유연제는 Vernel과 Lenor 제품이 유명했지만 제가 고른 건 Ecover 제품입니다. 섬유유연제는 계면활성제로 섬유를 코팅시켜서 정전기가 나지 않고 부드럽게 해주는 건데 잔여물이 남을 경우 피부에 좋지 않아요. 그냥 옷을 빨 거였으면 저도 저 중에 구입했을 텐데 이불이랑 베개는 피부에 바로 닿는 거라 유해성 잔여물이 남지 않는 천연 제품으로 선택했습니다. 물론 환경에도 좋구요. DM에서 구입했는데 독일 아주머니도 이 제품을 고르길래 더 믿음이 상승했어요.


3/ 칼크제거제가 있으면 좋다. 유럽 물은 Kalk(석회)가 들어있어 물을 사용하는 모든 상황이 다 칼크 주의보죠. 석회수 때문에 피부가 망가지고, 머릿결도 푸석해지고, 설거지를 하고 나면 그릇에 하얗게 칼크가 껴서 마른 수건으로 또 닦아줘야 하고, 칼크가 끼면 기계도 고장 납니다. 한국은 세상 편한 곳이었어요. 세탁도 마찬가지라서 칼크제거제를 사용해야 옷감도 덜 망가지고 세탁기 수명도 오래갑니다. 저렴한 제품들도 있는데 세탁기를 오래 잘 쓰려면 좋은 제품을 쓰는 게 낫다고 하는데 이건 Calgon 액체형이 묻지 마 대세입니다.


여담으로 독일은 차 마시는 게 일상인데 커피포트 안을 들여다본 후로는 그 포트로 물을 끓여 마실 수 없었어요. 수돗물을 그냥 끓이다 보니 누렇게 낀 칼크 덩어리들과 둥둥 떠다니는 칼크킄ㄹ크릌ㅋ들.... 그걸 마시다니.... 충격이....














2.
본격적인 세탁 ?
에 앞서 또 하나의 관문이 남아있습니다. 바로 '세탁기의 암호문 해독!'

세탁기 사용방법을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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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세탁기 용어


*Pflegeleicht : 손질이 쉬운 = 별로 더럽지 않은 빨래

Feinwäsche : 섬세한 섬유 (블라우스/와이셔츠)

Koch-Buntwäsche : Koch 삶는 빨래, Bunt 색깔 옷 빨래

Baumwolle : 일반 세탁, 면 종류 티 등

Wolle : 울 코스 (니트/스웨터/양모)

Kurz : 단축해서 하는 모드

Gardinen 커튼 / Bett 침구류 /Frottier 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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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불이 오염되서 빠는 게 아니기 때문에 Pflegeleicht 모드로 60도에 맞춰서 해줬습니다. 직물마다 적정 세탁온도/모드가 있으니 택을 확인하고 빨면 됩니다. 사실 이불은 95도까지 가능했지만 쫄보라서 60도로 무난하게 했어요. 그리고 저희 집 세탁기는 60도 이상의 온도는 Koch 모드에서만 가능하더라구요. 평소에도 항상 이 모드로 30~40도 정도에 빨래를 합니다.



- 일반적으로 별로 때가 묻지 않은 빨래감 : Pflegeleicht 모드 30도

- 겨울이나 봄에 자주 입게 되는 니트 : Wolle 모드로 kalt, 찬물에 해주면 되고

아마 이때는 울샴푸를 써야 하지 싶어요.

- 실크 등 블라우스 : Feinwäsche

- 소독이 필요한 행주나 이불 : 삶는 모드 혹은 60도 Baumwolle

- 시간을 단축 : Kurzprogramme으로 돌리면 됩니다.



검색해보니 *Pflegeleicht에 대한 독일 주부님들의 다양한 해석이 있었어요.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되는 빨래/손질이 쉬운 빨래/혹은 반대로 섬세한 섬유(블라우스 같은)' 네독으로 검색해봤자 '손질이 쉬운'밖에 안 나오기 때문인 듯한데 구글링으로 논란을 정리하자면 *Pflegeleicht 모드는 별로 더럽지 않는 빨래라서 손질이 쉬운, 세탁할게 별로 없다는 의미입니다. 독일의 지식인 같은 사이트에서 본 답글을 첨부할게요.



Ich wasche nahezu alles mit 30°-Pflegeleicht; für normal verschmutzte Wäsche reicht das völlig. 

나는 거의 항상 30도에 Pflegeleicht 모드에서 세탁해요. 보통 수준의 더러워진 빨래에 충분해요














3.
이젠 정말 빨래를 해야겠어요.
그러면 이제 세제를 넣고 알맞은 코스에 빨래를 돌리면 될 텐데요.

세제 넣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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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세탁 용어


Vorwaschen : 애벌빨래

Hauptwaschen : 본세탁(?)

Spülen : 헹굼

Schleudern : 탈수

Abpumpen : 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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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세제 넣는 칸


꽃 마크 : 섬유유연제

| : 애벌빨래용 세제

|| : 본세탁 시 사용되는 세제

*칼크제거제 : 세탁물을 넣기 전에 통에 바로 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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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가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Vorwaschen과 Hauptwaschen을 아셔야 하는데요. Vorwaschen은 애벌빨래로 주로 때가 심한 빨래를 할 때 본세탁 전에 한번 더 빨아주는 겁니다. 그래서 |에 넣은 세제가 사용되구요. Hauptwaschen는 일반적인 본세탁으로 1회만 세탁하고 ||에 넣은 세제가 들어갑니다. 보통 세탁 코스에는 1회의 Hauptwaschen만 포함되어 있고 애벌빨래를 원한다면 가지고 계신 세탁기 매뉴얼을 보고 Vorwaschen이 있는 코스를 선택하거나 Extra-Vorwäsche 모드를 선택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칼크제거제는 세탁물을 넣기 전에 통에 적정량을 부어줘야 하는데요. 처음부터 물에 희석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Ein Notfall, 위기 상황! 다 됐나? 하고 가봤는데 세탁기가 세탁하다가 말고 멈춰있을 수도 있어요. 당연히 문도 안 열립니다. 왜 이러니 너 당황하지 마시구요. 세제나 세탁물의 양 등이 안 맞아서 그렇습니다. 우리 집 세탁기 참.. 고물 같아 보이는데 생각보다 정밀한가 봐요. 제 해결 방법은 이랬어요.


- 물이 차있는데 거품이 보이면 Spülen을 선택해서 돌려주고

- 물이 없는데 안 열린다면 Schleudern 탈수를 한번 더 돌려줍니다.

+ 배수는 보통 자동으로 됩니다.















쓰다보니 긴 글이 되었네요.

제가 원하던 것 처럼 포근하고 부드럽게 이불이 잘 빨려서 다행입니다.

향이 좋으니 기분도 좋아져서 옷을 다 빨고싶은데 자제하고 있어요.


그럼 여러분의 빨래도 성공적이길 바라며.


좋은 하루 되세요.

츄쓰 :) !